저는 컴퓨터 과학에서 컴퓨팅의 재미를 꾸준히 이어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분야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돈을 낸 사람들이 이따금 속거나 실망하는 일이 생겼고, 그 불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더니, 끝내는 컴퓨터를 완벽하게 쓰도록 하는 게 우리 책임이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게 됐어요.

근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짜 우리가 져야 할 책임은 컴퓨터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길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데 있다고 봅니다.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재미’라는 감각을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교사처럼 굴거나 성경책 파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해요. 그런 사람들은 세상에 이미 차고 넘칩니다.

컴퓨팅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배울 겁니다. 여러분만이 이 분야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정작 여러분이 쥐고 있는 것은, 제가 보기에, 지성 즉 처음 이 분야에 끌렸을 때 깨달았던 것처럼, 컴퓨터가 단순한 기계 이상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바로 그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