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램의 구조와 해석
저는, 제가 참여했던 이 책의 번역서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옮기든 짓든, 글이란 술술 읽혀서 이해에 보탬이 되어야 하는데, 제 글은 그 근처도 못 갑니다. 출판사를 포함해서, 쉬운 말로 옮기려는 노력에 힘을 보태 주었던 분들에게 더는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만큼 세월이 흘렀습니다. 안윤호 씨가 맡아서 옮겨 쓴 5장은 읽어 본 적도 없으므로 평할 자격도 없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제 서문이 졸역을 분칠하지 않고, 원서에 담긴 공부를 소개하고 독려하는 글이라서 처음 써 붙였던 곳에 그대로 둡니다. 하지만 서문만 읽고 제 번역서로 공부하는 실수를 하지 마십시오.
원서 보세요. 이 바닥 말은 원어로 익히세요. 일터에서 소통하는 데 더 유리합니다. 저 역시 말하거나 글 쓸 때, 원어를 훨씬 더 많이 씁니다. 그렇다고 해서, evaluation을 “평가"로 object-oriented를 “객체 지향"으로, assignment를 “배정, 할당"으로 옮겨 쓰는 데 동의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역한 말로 착각과 오해를 서로 주고받는 것보다는 차라리 원어 그대로를 쓰는 것이 그나마 더 낫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더구나 전산이나 정보기술 분야에는 과대광고에 가까운 유행어가 널러 퍼져 전문 용어처럼 쓰이는 사례가 많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빅 데이터’ 같은 말이 그렇습니다. 이런 말은 옮겨 쓰기도 뭣 합니다. 옮겨 쓰나 그대로 쓰나, 같은 말 다른 뜻으로 쓰기 십상입니다.